처음에는 별거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냥 동네 학원 한쪽에 놓여 있던 작은 컴퓨터였거든요. 화면은 검고, 글자는 초록색이었고. 솔직히 그때는 그게 뭐가 대단한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신기해서 앉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키보드 두드리면 화면에 글자가 뜨는 게,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고요.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걸 배워서 어디에 쓰지?”
처음 만졌을 때의 묘한 느낌
8비트 시절이었습니다. 요즘처럼 마우스도 없고, 다 키보드로 입력해야 했습니다. 애플 컴퓨터도 있었고, SPC-1000도 있었는데, 솔직히 겉보기에는 그냥 TV에 연결된 기계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명령어 하나 치는 것도 어렵습니다. 오타 나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고, 저장도 마음대로 안 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불편했는데, 그때는 오히려 그게 재미였습니다. 의외로 “내가 입력한 대로 움직인다”는 게 굉장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는 그냥 기계가 아니라, 뭔가 말을 걸 수 있는 대상 같다는 느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표현인데, 그때는 진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배우면 바로 쓸 수 있을 줄 알았던 착각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 다들 비슷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거 좀 배우면 금방 뭔가 만들 수 있겠지” 이런 기대가 있었습니다. BASIC 언어 몇 줄 배우고 나면 게임도 만들고,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근데 막상 해보면 전혀 다릅니다. 한 줄 입력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오류 나면 어디서 틀렸는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책 보고 그대로 썼는데도 안 돌아갑니다.
솔직히 그때 좀 답답했습니다.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배우는 게 아니라 버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여기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재미로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어려우니까 그냥 그만두는 경우. 저도 몇 번이나 “이걸 계속해야 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괴리
학원에서는 잘 되는 게, 집에 가면 안 됩니다. 이건 그때도 똑같았습니다. 학원에서는 강사가 옆에서 알려주고, 바로바로 수정해 주니까 돌아갑니다.
근데 집에 가면 혼자입니다. 책 보고 따라 하는데, 한 줄만 틀려도 전체가 안 돌아갑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으니까 검색도 못 합니다. 그냥 다시 써야 합니다.

이게 반복되니까 알게 됩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손으로 하는 건 다르다는 걸. 이건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느낀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는 배우는 속도보다 익숙해지는 속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그냥 빨리 배우려고만 했죠.
왜 그렇게 어려웠던 걸까
지금 돌아보면 이유는 단순합니다.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는 모든 게 불친절했습니다. 오류 메시지도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도 부족하고.
그리고 사람도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컴퓨터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니까, 뭘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 그때 환경 | 지금 환경 |
|---|---|
| 설명 부족 | 검색 가능 |
| 혼자 해결 | 커뮤니티 존재 |
| 느린 피드백 | 즉시 피드백 |
막상 해보면, 그 차이가 꽤 큽니다. 지금은 막히면 바로 찾을 수 있지만, 그때는 그냥 멈춰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걸렸고, 더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과정을 지나니까 남는 게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버티는 감각 같은 것.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 시절이 힘들었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쉽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뭔가를 만든다기보다, 뭔가를 계속 붙잡고 있었던 시간.
그리고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때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그냥 재미였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아직도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 YouTube, 국민평생직업능력개발 STEP, 링커리어 LINK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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